그대 눈물 흐르고, 세월이 흐르고

분류없음 2002/08/01 23:35














내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앨범 '생각없는 생각'에 3번째 곡의 제목이다.
이병우의 음악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 제목들이 내게 주는 감성적 호기심 때문이다.

눈물과 세월. 눈물의 세월을 흘려 보내며 세월의 눈물을 흘린다. 아마 세월이 흐른다는 거 즉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눈물을 필요로 하고, 또 그 흐른 눈물 속에 세월의 의미를 알아간다는 것을 뜻할 것이다. 눈물과 세월은 이렇게 흘러간다.

한번 흘러간 것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흘려 보냄 속엔 다시는 찾지 않으려는 의지가 배여 있다. 흐르는 눈물과 세월을 잡지 못함을 우리는 잘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제 자리에 머문 채 이렇게 소중한 것들을 하나 둘씩 뒤로 흘려 보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세월은 대부분의 상처를 치료해주지만, 가끔은 세월이 흘러 더 심하게 곪는 상처도 있다.





















스트레스 받으면 즐겨보는 사진이다.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책상 위 15인치 노트북 스크린이 마치 세상의 전부인냥 사는 내 자신이 한심해진다.

푸른하늘과 양때 구름.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하프의 립을 박차고 올라가 정점에서 멋진 아이언크로스 뮤트 그립.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진 순간이다.

하지만, 난 사실 한번도 하프를 타본적이 없다. 지난 시즌 시도를 하려고 했지만, 내 키도 훨씬 넘는 립에 그만 기가 죽어 하프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2002/08/01 23:35 2002/08/0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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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분류없음 2002/07/31 23:32



Love. It's like wind. You can't see it. But, you can feel it. (from 'Walk to Remember') 아무런 기대도 없이 본 영화에서 간만에 멋진 대사를 건졌다. 불치병에 걸린 여자친구와 그녀의 사랑으로 새롭게 거듭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흔해빠진 이야기지만, 이 대사만으로도 한동안 기억에 남을 듯 하다.

여름밤 호수가를 걷는 두 연인. 때마침 분 바람에 여인의 긴 생머리가 날린다. 그러자 여잔 눈을 감고 이렇게 읖조린다. "Love... It's like wind... You can't see it....But, you can feel it..."



   
 









유학을 떠나는 후배 '사기꾼'이 찾아와 어제밤 함께 술을 마셨다. 오랜 방황의 길을 돌아 이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사기꾼'에게 술에 취해 주저리 주저리 잔소리를 했다.

"유학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 아니라 현재까지 살아온 네 삶의 연장이야"

누군가 나에게 4년전 이런 말을 했줬으면 좋았을 것을.


2002/07/31 23:32 2002/07/3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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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 2002/07/30 23:20

















저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이 바로 나다. 아니 카메라 앞에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바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세상은 늘 보는 사람에 따라그 의미가 정반대가 되기도 한다. 세상은 존재하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는 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창문에겐 참 신비한 매력이 있다.
우린 창을 통해 밖을 내다 보지만,창문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기에 우린 그저 그 창을 통해 세상을 내다본 많은 사람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창은 뒤에 선 나만이 유일할 거란 환상을 심어준다. 오래된 폐교의 교실 창문에 서서, 이 창 밖을 내다봤을 그 수많은 초상들과 그들의 수많은 꿈들을 생각해본다.















하버드 교수인 아버지와 사업가인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난 DJ Spooky (본명: Pail Miller)는 어려서부터 부유한 부모님의 덕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반을 접했다. 대학에서 철학과 불문학을 전공한 DJ Spooky는 바이브와 빌리지 보이스 등에서 문화, 기호학, 음악에 대한 글을 쓰면서 두각을 나타났다. 턴테이블을 통한 믹싱으로 전위적 일렉트로닉 음악을 창출한 그는, 70년 후반부터 일렉트로닉 음악의 한 분야를 장식해온 앰브언트(Ambient)에 사이키델릭한 강한 비트를 리믹스한 일비언트(Illbient)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였다. 늦은 저녁 조명을 낮추고 소파에 반쯤 누워 그의 음악을 듣다보면 삶이 몽롱해진다.


 











The Spirit of the Beehive (Victor Erice, 1973)
벌꿀집 문늬가 새겨진 노란색 창을 통해 들어온 자연광이 주인공 애나의 왼쪽 얼굴을 비추고, 적막감이 감도는 어둠속에 묻힌 오른쪽 얼굴과 강한 대조를 이룬다. 이 한장의 스틸은 은유적으로 스페인 내전 이후 프랑코 정권 아래서 외부와 단절돼 살아가는 지식인의 좌절감을 보여준다.

꿀벌들은 아무말 없이 묵묵히 무리 속에서 일하지만 자신들의 노동은 모두 여왕벌의 영위를 위해 쓰여진다. Erice에겐 프랑코의 압제 속에서 살이가는 지식인의 삶은 이들 꿀벌의 삶과 다를게 없었다.

한번 보면 평생 머리에서 맴돌 정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로 가득찬 이 영화는 상업 영화의 홍수 속에 내가 잊어버린 영화에 대한 초심을 일깨워준다.















소설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은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아름다운 정경을 배경으로 한다. 그 속에서 지순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인의 모습을 감각적인 필치로 섬세하게 그려 내고 있다.
이 작품의 주된 축은 코마코라는 게이샤와 요오코라는 여인 그리고 주인공 시마무라의 미묘하고 섬세한 관계이다. 이 두 여인의 모습은 아름다움의 정점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시마무라를 상대로 하여 보이지 않는 내면적인 갈등이 서려 있다. 가련하면서도 진지한 존재로서 비정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코마코와, 청순하면서도 애련한 느낌으로 가득찬 요오코의 대비는 서정적인 소설의 이야기를 인간 내면의 심리극으로 승화한다.


2002/07/30 23:20 2002/07/30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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